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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유월바람 2021. 1. 22. 03:39
어려서 내 삶의 1순위가 친구들이 되었을 때 엄마께서 내게 종종 했던 말씀이 있었다. “지금 친구들이 평생 갈 거 같지? 아니야, 나중에는 결국 형편과 상황이 비슷한 친구들만 남거나 그런 친구들이 주변에 있기 마련이니 지금 친구들이 전부가 아니야.” 그 얘기를 들었을 때는 엄마께서 친구에 대한 소중함을 잃어버린 메마른 감성을 가지고 계시다고만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엄마의 그 현실적인 조언이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다. 런던 London에 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별하고, 겪으면서 친구 또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나의 마음과 가치관에 변화를 주게 되었다. #1 추억을 함께 먹다 한국에서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좋아했던 나였지만 런던에 와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학교 수업, 논문과 작품을 위한 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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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훈련들영롱한 산소 2020. 12. 14. 22:42
#거주자의일상 나는 어렸을 때부터 영국에서 가족과 함께 거주했고 낯선 나라로 이민 오셔서 고생하신 부모님께서 우리만큼은 고생하지 않길 원하셨기에 어렸을 때부터 나와 내 동생을 아주 강하게 트레이닝 training을 하셨다. 기상은 주 중. 주말 상관없이 5시 반. 일어나자마자 큐티 Quite Time 한 후 비가 오나 햇빛이 비추나 공원에서든 집 뒤에 숲에서든 조깅 jogging을 시키셨고 (아빠는 자전거로 우리 뒤를 쫓아오셨다) 그러고 나서 다 같이 아침 식사하고 주 중에는 학교 그리고 학교 마치고는 방과 후 또는 과외, 주말에는 복습 / 예습 그리고 가족과 함께하는 운동이었던 테니스나 수영을 시키셨다. 티브이 TV는 학교 끝나고 하루에 딱 30분. 그 이상을 볼 수 있을 때면 정말 특별한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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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상주의자 2020. 11. 16. 22:33
사업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부모님 회사 들어가서 일하게 되면서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았던 많이 것들을 배웠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배웠고, 또 필요하면 언제나 부모님 조언을 들을 수 있으니 이제는 나도 내 사업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았다. 사업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아프게 깨달았던 것은 내가 나 자신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거다. 원래부터 도전의식이 강한 나는 항상 내 한계보다 높은 목표를 세워서 달리는 걸 좋아했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것들을 시도하는 것을 즐겼었다. 장녀이지만 남들이 봐도 장남처럼 키우실 정도로 부모님께서는 나를 강하게 키우셨고 항상 안전선 안에서 살아왔던 나는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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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도 이상적이지 못한 가족유월바람 2020. 11. 12. 21:49
#아프지만 감사한 관계, 가족 ‘가족’이라는 단어는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를 것이다. 마음 한구석이 저려오는 듯할 수도, 가슴이 따뜻해질 수도, 눈물이 나거나 행복할 수도, 화나 원망 같은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마다 다 다른 감정과 기분이 드는 이유는 아마 가족의 구성원과 가정환경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런던 London으로 유학을 와서 주변 사람 혹은 친구들이 종종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가족이 그립고, 가족 옆으로 가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들었다. 가족, 특별히 엄마를 그리워하는 경우들을 보면서 내가 가족을, 엄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새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가족을 보고 싶어 하지도, 엄마가 그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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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영롱한 산소 2020. 11. 6. 19:44
나의 대학 생활 3년(영국은 대학이 3년제다)을 컬러 colour로 표현하자면 골드 gold와 옐로 yellow로 표현을 하고 싶다. 대학 시절을 떠 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컬러들이기도 하다. 한국에 와서 컬러 힐링 colour healing에 대해 공부를 하다 보니 왜 골드와 옐로가 자꾸 대학 시절과 오버랩 overlap이 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컬러 힐링에서 골드의 에너지는 즐거움과 기쁨으로 나눌 수 있는 지혜를 이끌어내고, 자신의 가치를 존중하며 우호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컬러이다. 옐로는 희망이 넘쳐흐르는 하늘을 상징하는 만큼 넓은 시야로 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미래를 내다보며 희망의 빛을 모색하는 컬러이고 태양처럼 총명하고 천진난만하며 사소한 것에 구애받지 않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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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보다는 출장)이상주의자 2020. 10. 21. 05:24
다른 나라, 다른 문화권에 가서 현지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고 배우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새로운 곳을 가게 되면 언제나설레는 나에게는 살아오면서 일과 전혀 관련 없는 여행을 해본 적은 많이 없었던 것 같다. 런던에서 사업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매달 비행기를 타긴 타는데, 자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타기보다는 뭔가 설레지만 긴장을 절대로 놓칠 수 없는 다이내믹 dynamics 속에서 움직여야만 해서 출장을 여행으로 생각하기엔 마음가짐이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초창기에 밀라노 Milan에서 매년 두 번씩 열리는 가죽 박람회를 가려고 항공권과 숙소를 다 예약했었다. 그때 마침 새벽 비행기여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알람 alarm 소리를 못 듣고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에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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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2 – 그 어떤 경험도 버릴 것은 없다.유월바람 2020. 10. 2. 05:18
처음 영국으로 유학을 목표로 할 때는 영국에서 4년 정도 살 것을 계획했었다. 1년은 영어를 배우면서 포트폴리오 portfolio준비를 하고, 또 1년을 대학원에서 학업을 하고, 그 후 2년은 영국에서 실무 경력을 쌓고 한국에 돌아가는 것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대학원 학업 중에 지금의 남편을 만나 연애를 했고, 학업이 끝나고 몇 달 후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에 대한 계획은 따로 없었지만 그냥 그렇게 흘러갔다. 한국에서 결혼을 하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려는 날 새벽에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가게 되었고, 병원에서 일주일 동안 폐렴이라는 병명으로 입원하게 되었다. 영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남편은 학업에 집중하고, 나는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주로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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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 직업을 얻은 Life Lesson영롱한 산소 2020. 9. 14. 23:23
중학교 2학년 때쯤 햇빛이 뜨거운 어느 여름날,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마주치게 된 몇 명의 영국 남학생들이 나보고 손가락질하며 인종 차별적 욕을 했다. 아기 때부터 살았던 영국이어서 그때는 어떻게 보면 한국보다도 더 집 home 같이 느껴졌던 영국이었고 한국 친구들보다 영국 친구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그날의 일은 나한테 다소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 뒤로 얼마 후 동생이랑 동네 빵집에 빵 사러 갔다 영국 할머니와 마주쳤는데 우리의 인사에 무턱대고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며 화를 내셨다. 그때부터였던 거 같다. 너는 앞으로 뭐가 될 거니,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전 변호사가 될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들을 보호해 주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마음에 변호사가 되겠다고 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