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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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유월바람 2021. 1. 22. 03:39
어려서 내 삶의 1순위가 친구들이 되었을 때 엄마께서 내게 종종 했던 말씀이 있었다. “지금 친구들이 평생 갈 거 같지? 아니야, 나중에는 결국 형편과 상황이 비슷한 친구들만 남거나 그런 친구들이 주변에 있기 마련이니 지금 친구들이 전부가 아니야.” 그 얘기를 들었을 때는 엄마께서 친구에 대한 소중함을 잃어버린 메마른 감성을 가지고 계시다고만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엄마의 그 현실적인 조언이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다. 런던 London에 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별하고, 겪으면서 친구 또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나의 마음과 가치관에 변화를 주게 되었다. #1 추억을 함께 먹다 한국에서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좋아했던 나였지만 런던에 와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학교 수업, 논문과 작품을 위한 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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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도 이상적이지 못한 가족유월바람 2020. 11. 12. 21:49
#아프지만 감사한 관계, 가족 ‘가족’이라는 단어는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를 것이다. 마음 한구석이 저려오는 듯할 수도, 가슴이 따뜻해질 수도, 눈물이 나거나 행복할 수도, 화나 원망 같은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마다 다 다른 감정과 기분이 드는 이유는 아마 가족의 구성원과 가정환경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런던 London으로 유학을 와서 주변 사람 혹은 친구들이 종종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가족이 그립고, 가족 옆으로 가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들었다. 가족, 특별히 엄마를 그리워하는 경우들을 보면서 내가 가족을, 엄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새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가족을 보고 싶어 하지도, 엄마가 그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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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2 – 그 어떤 경험도 버릴 것은 없다.유월바람 2020. 10. 2. 05:18
처음 영국으로 유학을 목표로 할 때는 영국에서 4년 정도 살 것을 계획했었다. 1년은 영어를 배우면서 포트폴리오 portfolio준비를 하고, 또 1년을 대학원에서 학업을 하고, 그 후 2년은 영국에서 실무 경력을 쌓고 한국에 돌아가는 것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대학원 학업 중에 지금의 남편을 만나 연애를 했고, 학업이 끝나고 몇 달 후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에 대한 계획은 따로 없었지만 그냥 그렇게 흘러갔다. 한국에서 결혼을 하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려는 날 새벽에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가게 되었고, 병원에서 일주일 동안 폐렴이라는 병명으로 입원하게 되었다. 영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남편은 학업에 집중하고, 나는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주로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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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I - 닫힌 사고방식 안에는 직업의 귀천이 존재한다.유월바람 2020. 8. 24. 19:58
어려서부터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배우고, 그런 말을 들으며 자라긴 했지만,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에 뛰어들고 나니 그건 말뿐임을 느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의 반대에도 끝까지 고집을 부려 돈 많이 드는 미대 진학을 했었고, 디자인 design 전공으로 졸업한 나의 첫 직장에서의 월급은 부모님의 기대치의 한참 아래였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할 때는 한 달에 한 번씩은 집에 내려갔었는데 그때마다 터미널 terminal로 데리러 나오신 엄마의 첫인사는 디자이너 designer로의 나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폭풍 잔소리였다. “맨날 야근은 엄청 시키면서 월급은 쥐꼬리만큼 주고… 그렇게 돈 많이 들어가는 미대 갔는데 어째 이렇게 월급이 적은 거니? 월급 받아서 한창 예쁘게 하고 다닐 나이인데 그 월급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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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의 힐링유월바람 2020. 8. 4. 01:54
#1인분 일상 런던 London에 오기 전, 나는 어떤 일상을 꿈꿨을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한국과는 조금 다를 거라는 환상과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외국 풍경을 뒤로하고 조깅 jogging을 하며, 푸른 공원에서 누워 책을 보고, 외국 친구들과 와인잔을 부딪히며 유창한 영어를 하는 나의 모습들을 상상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었다. 어학원 공부부터 대학원을 마칠 때까지는 아르바이트 part time와 학업을 병행하느라 나의 일상은 바쁘게 흘러갔다. 처음 런던에 도착하고 3개월 후에 영국인 사장과 일본인 셰프 chef 부부가 운영하는 작지만 실속 있는 일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어학원 오전 9시부터 수업이었던 것을 오후 3시 수업으로 변경하고, 레스토랑 restau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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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II유월바람 2020. 7. 13. 20:57
낯선 땅에 여행자로 살기 런던 히드로 London Heathrow 공항에 도착했다. 주변에 다양한 인종의 외국 사람들이 있고, 공항의 공기와 냄새가 달랐다. 새로운 곳에서의 도전과 시작에 대한 설렘과 함께 이제는 이 곳이 나의 삶을 살아내야 한다는 현실감도 느껴졌다. 이민 가방과 핸드 캐리어 hand carrier에, 백팩 backpack, 노트북 laptop 가방까지… 짐이 많을 것으로 한국에서 출발할 때 예상했기에 도착해서 한동안 머물 한인 민박집에 미니 캡 mini cab 픽업 서비스 pick up service를 신청해 두었다. 숙소로 이동하는 중에 기사 아저씨가 주유소에 들러서 주유해야 하는데 괜찮겠냐고 물어보셨고, 흔쾌히 괜찮다고 여유롭게 대답했지만 사실은 긴장과 경계의 상태였다. 모든 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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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바람 - 누구인가?유월바람 2020. 7. 13. 20:04
한국에서 나고 자랐고 직장 생활 중에 세상을 더 공부를 더 하고자 런던으로 유학을 결심을 했고, 계획과는 다르게 어쩌다 보니 15년을 런던에 터를 잡고 살게 된 아직도 꿈꾸는 자이다. 호기심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아 모험을 좋아한다. 차분하지만 내면에는 화가 많고, 우유부단한 것 같지만 확고한 신념과 고집이 있다. 다수보다 소수에 강한 사회성을 가지고 있다. 유월에 태어나 바람처럼 자유롭고 싶은 이상적인 내가 되고 싶다. #영국생활 #런던살이 #그저머무는곳런던 #일상 #사는이야기 #나는누구인가 #글쓴이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