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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이상주의자 2020. 9. 2. 20:34
새로운 도전을 위해 다른 나라, 다른 도시로 떠나는 것은 긴장되고 떨리는 일 일 수도 있겠지만 다행히 나에게 런던 London은 완전히 새로운 곳이 아니었다. 런던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는 2년 전에 패션 마케팅 fashion marketing과 가방 제작 공부하기 위해 일 년 동안 살았기 때문이다. 그때 사귀었던 친구들도 있었고 그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들이 여러 명이어서 그나마 안심하면서 런던을 향했던 기억이 난다. 런던에 도착한 후에 친구들 한두 명씩 연락하면서 기회가 있으면 만나기도 했었는데 대부분 사는 곳과 직장이 내가 사는 곳과 동선이 안 맞아서 런던에서 살았던 2년 동안 기대했던 것보다는 자주 못 만났던 것 같다. 그 해 11월 즈음이었나? 회사 설립하고 사무실 얻고 나서 일할 때 필요한 가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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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I - 닫힌 사고방식 안에는 직업의 귀천이 존재한다.유월바람 2020. 8. 24. 19:58
어려서부터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배우고, 그런 말을 들으며 자라긴 했지만,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에 뛰어들고 나니 그건 말뿐임을 느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의 반대에도 끝까지 고집을 부려 돈 많이 드는 미대 진학을 했었고, 디자인 design 전공으로 졸업한 나의 첫 직장에서의 월급은 부모님의 기대치의 한참 아래였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할 때는 한 달에 한 번씩은 집에 내려갔었는데 그때마다 터미널 terminal로 데리러 나오신 엄마의 첫인사는 디자이너 designer로의 나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폭풍 잔소리였다. “맨날 야근은 엄청 시키면서 월급은 쥐꼬리만큼 주고… 그렇게 돈 많이 들어가는 미대 갔는데 어째 이렇게 월급이 적은 거니? 월급 받아서 한창 예쁘게 하고 다닐 나이인데 그 월급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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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 진정한 가족이란?영롱한 산소 2020. 8. 18. 01:34
친한 분의 추천으로 얼마 전에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란 드라마를 보았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울고 웃고 공감하고 생각하고 질질 짜고… 그랬던 것 같다. 드라마 시청도 오랜만이었지만, 오랜만에 현실적인 위로와 공감, 따스한 웃음을 선물해 준 드라마였다. 특히 드라마가 절실하게 제기하는 과연 가족이란 무엇인가? – 이 질문 앞에 가슴이 먹먹하기도 벅차기도 했다. 드라마는 평생 가족만 바라보고 묵묵히 살아온 엄마 “진숙”이 자녀들에게 아빠와 졸혼을 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며 열린다. 자식들은 엄마의 결정에 혼란스럽고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아빠 “상식”은 아내의 결정에 화만 낸다. 이유나 아내의 마음을 살펴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다 등산을 좋아하는 아빠 “상식”은 산에서 사고를 당해 22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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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상주의자 2020. 8. 12. 01:06
처음에 윔블던 Wimbledon에서 살 때는 하루 종일 방에 박혀서 일했던 기억이 난다. 매일 노트북 앞에 앉아서 부모님 회사 일 간간이 체크하면서 내 일을 진행했었고 아직 초창기여서 일 때문에 사람 만날 일이 거의 없었다. 런던 London에서보다 출장 가 있는 동안이 아마 더 바쁘고 정신없을 때였을 거다. 그런데 일을 하나둘씩 벌려 가면서 바빠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비즈니스 business 답게 사무실을 찾아서 제대로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런던으로 이사 온 지 5개월 만에 사무실을 얻었다. 사무 공간 office space를 렌트 rent 하는 건물의 2층에 위치한 작은 사무실이었는데 창문 바로 위에 기찻길이 있어서 몇 분 간격으로 기차가 덜컹덜컹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매우 듣기 싫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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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의 힐링유월바람 2020. 8. 4. 01:54
#1인분 일상 런던 London에 오기 전, 나는 어떤 일상을 꿈꿨을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한국과는 조금 다를 거라는 환상과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외국 풍경을 뒤로하고 조깅 jogging을 하며, 푸른 공원에서 누워 책을 보고, 외국 친구들과 와인잔을 부딪히며 유창한 영어를 하는 나의 모습들을 상상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었다. 어학원 공부부터 대학원을 마칠 때까지는 아르바이트 part time와 학업을 병행하느라 나의 일상은 바쁘게 흘러갔다. 처음 런던에 도착하고 3개월 후에 영국인 사장과 일본인 셰프 chef 부부가 운영하는 작지만 실속 있는 일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어학원 오전 9시부터 수업이었던 것을 오후 3시 수업으로 변경하고, 레스토랑 restau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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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영롱한 산소 2020. 7. 28. 03:43
나의 어릴 적 기억 속에 참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가족여행이다. 가족 간의 귀중한 시간 quality time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시는 우리 아빠께서는 아무리 사업으로 바쁘셔도 매년 여름 우리 엄마, 어린 나와 더 어린 내 동생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셨다. 활동적인 active 것을 좋아하시는 아빠께서는 연회원 member이셨던 골프 클럽 golf country club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셨었다. 아빠를 닮아서 활동적인나와 내 동생은 그곳에서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스포츠 sports와 음식을 2박 3일, 가끔은 3박 4일 동안 원 없이 경험할 수 있었다. 클럽 club에 있는 동안만큼은 학교 숙제나, 중학교 시험 준비…매일 각진 하루하루를 벗어나 원 없이 뛰어놀 수 있어서 정말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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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상주의자 2020. 7. 20. 19:03
스페인 Spain에서는 부모님과 친동생들뿐 아니라 외갓집 친척들이 많아서 ‘가족’이라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자랐던 것 같다. 런던 London에 와서 사업이라는 것을 시작하려니까 이것저것 할 일들이 많았지만 몸뚱어리 하나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자기 일은 가능하면 자기가 알아서, 자기 힘으로 해결하는 게 제일 좋고 남을 의지하는 버릇이 들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던 나에게는 가족 한 명도 없는 런던은 정말 황폐하고 외롭게 느껴졌다. 안 그래도 외로운데 거의 매일 햇빛이 쨍쨍 거리는 바르셀로나 Barcelona에 비해 하늘색조차 볼 수도 없는 그곳은 내가 혼자라는 것을 매일 상기시켜주는 것 같았고, 한 번씩 파란 하늘이 보일 때면 가족을 만난 것처럼 반갑고 마음이 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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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II유월바람 2020. 7. 13. 20:57
낯선 땅에 여행자로 살기 런던 히드로 London Heathrow 공항에 도착했다. 주변에 다양한 인종의 외국 사람들이 있고, 공항의 공기와 냄새가 달랐다. 새로운 곳에서의 도전과 시작에 대한 설렘과 함께 이제는 이 곳이 나의 삶을 살아내야 한다는 현실감도 느껴졌다. 이민 가방과 핸드 캐리어 hand carrier에, 백팩 backpack, 노트북 laptop 가방까지… 짐이 많을 것으로 한국에서 출발할 때 예상했기에 도착해서 한동안 머물 한인 민박집에 미니 캡 mini cab 픽업 서비스 pick up service를 신청해 두었다. 숙소로 이동하는 중에 기사 아저씨가 주유소에 들러서 주유해야 하는데 괜찮겠냐고 물어보셨고, 흔쾌히 괜찮다고 여유롭게 대답했지만 사실은 긴장과 경계의 상태였다. 모든 일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