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롱한 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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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훈련들영롱한 산소 2020. 12. 14. 22:42
#거주자의일상 나는 어렸을 때부터 영국에서 가족과 함께 거주했고 낯선 나라로 이민 오셔서 고생하신 부모님께서 우리만큼은 고생하지 않길 원하셨기에 어렸을 때부터 나와 내 동생을 아주 강하게 트레이닝 training을 하셨다. 기상은 주 중. 주말 상관없이 5시 반. 일어나자마자 큐티 Quite Time 한 후 비가 오나 햇빛이 비추나 공원에서든 집 뒤에 숲에서든 조깅 jogging을 시키셨고 (아빠는 자전거로 우리 뒤를 쫓아오셨다) 그러고 나서 다 같이 아침 식사하고 주 중에는 학교 그리고 학교 마치고는 방과 후 또는 과외, 주말에는 복습 / 예습 그리고 가족과 함께하는 운동이었던 테니스나 수영을 시키셨다. 티브이 TV는 학교 끝나고 하루에 딱 30분. 그 이상을 볼 수 있을 때면 정말 특별한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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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영롱한 산소 2020. 11. 6. 19:44
나의 대학 생활 3년(영국은 대학이 3년제다)을 컬러 colour로 표현하자면 골드 gold와 옐로 yellow로 표현을 하고 싶다. 대학 시절을 떠 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컬러들이기도 하다. 한국에 와서 컬러 힐링 colour healing에 대해 공부를 하다 보니 왜 골드와 옐로가 자꾸 대학 시절과 오버랩 overlap이 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컬러 힐링에서 골드의 에너지는 즐거움과 기쁨으로 나눌 수 있는 지혜를 이끌어내고, 자신의 가치를 존중하며 우호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컬러이다. 옐로는 희망이 넘쳐흐르는 하늘을 상징하는 만큼 넓은 시야로 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미래를 내다보며 희망의 빛을 모색하는 컬러이고 태양처럼 총명하고 천진난만하며 사소한 것에 구애받지 않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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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 직업을 얻은 Life Lesson영롱한 산소 2020. 9. 14. 23:23
중학교 2학년 때쯤 햇빛이 뜨거운 어느 여름날,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마주치게 된 몇 명의 영국 남학생들이 나보고 손가락질하며 인종 차별적 욕을 했다. 아기 때부터 살았던 영국이어서 그때는 어떻게 보면 한국보다도 더 집 home 같이 느껴졌던 영국이었고 한국 친구들보다 영국 친구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그날의 일은 나한테 다소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 뒤로 얼마 후 동생이랑 동네 빵집에 빵 사러 갔다 영국 할머니와 마주쳤는데 우리의 인사에 무턱대고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며 화를 내셨다. 그때부터였던 거 같다. 너는 앞으로 뭐가 될 거니,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전 변호사가 될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들을 보호해 주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마음에 변호사가 되겠다고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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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 진정한 가족이란?영롱한 산소 2020. 8. 18. 01:34
친한 분의 추천으로 얼마 전에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란 드라마를 보았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울고 웃고 공감하고 생각하고 질질 짜고… 그랬던 것 같다. 드라마 시청도 오랜만이었지만, 오랜만에 현실적인 위로와 공감, 따스한 웃음을 선물해 준 드라마였다. 특히 드라마가 절실하게 제기하는 과연 가족이란 무엇인가? – 이 질문 앞에 가슴이 먹먹하기도 벅차기도 했다. 드라마는 평생 가족만 바라보고 묵묵히 살아온 엄마 “진숙”이 자녀들에게 아빠와 졸혼을 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며 열린다. 자식들은 엄마의 결정에 혼란스럽고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아빠 “상식”은 아내의 결정에 화만 낸다. 이유나 아내의 마음을 살펴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다 등산을 좋아하는 아빠 “상식”은 산에서 사고를 당해 22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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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영롱한 산소 2020. 7. 28. 03:43
나의 어릴 적 기억 속에 참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가족여행이다. 가족 간의 귀중한 시간 quality time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시는 우리 아빠께서는 아무리 사업으로 바쁘셔도 매년 여름 우리 엄마, 어린 나와 더 어린 내 동생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셨다. 활동적인 active 것을 좋아하시는 아빠께서는 연회원 member이셨던 골프 클럽 golf country club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셨었다. 아빠를 닮아서 활동적인나와 내 동생은 그곳에서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스포츠 sports와 음식을 2박 3일, 가끔은 3박 4일 동안 원 없이 경험할 수 있었다. 클럽 club에 있는 동안만큼은 학교 숙제나, 중학교 시험 준비…매일 각진 하루하루를 벗어나 원 없이 뛰어놀 수 있어서 정말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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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영롱한 산소 2020. 7. 13. 20:49
런던.. 내겐 그야말로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이다. 태어난 지 1달 밖에 안된 나는 엄마 등에 업혀 처음 런던 땅을 밟았다고 한다. 그때는 한국에서 영국 가는 직항이 없어 미국 Anchorage (Alaska)를 찍고, 또 프랑스 파리 Paris를 찍은 다음 영국 런던 London으로 무려 22시간이 걸렸다고 들었다. 아빠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영국으로 발령받아 이미 런던에서 주재원으로 지내고 계셔서 영어의 ‘영’, 불어의 ‘불’도 모르시는 우리 엄마는 몸조리도 제대로 못하신 채 혼자 그 많은 짐과 울음을 그칠 줄 모르는 갓난아기인 나를 데리고 움직이신 것이다.출산 이후 몸조리도 아예 하지 못한 채 그렇게 세계 한 바퀴를 돌다시피 움직이셨으니, 내가 어렸을 때 엄마가 왜 그렇게 자주 아프셨는지 이제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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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한 산소 - 누구인가?영롱한 산소 2020. 7. 13. 20:18
평화 주의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조금 느린 나의 걸음 my pace을 가지고 산다. 조용하고 순박 naïve 하며, 사람을 사귀는 거 좋아하지만 사람에게 피해 주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국제변호사라고 하면 많이들 놀랄 정도로 허당기가 많은 (친해져야 알 수 있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 ‘영롱’은 나의 한자 이름의 뜻이고 ‘산소’는 나의 한국 이름을 화학 기호로 표현했을 때 ‘산소’가 되어서 이다.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이 내 이름을 화학 기호로 바꿔서 ‘O2’라고 부르곤 했었는데, 그때부터인가 주변 사람들에게 산소 같은 존재가 되기를 소망했었다. 사실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의 나의 삶이 얼마나 그 소망대로 살아졌는지. 하지만, 이번에 필명을 정하면서 다시 한번 희망해본다. 나의 삶이, 나의 이야기들이 ..